타인의 삶이 피로해질 때
SNS는 우리 일상에 너무 익숙해졌다.
사진을 올리고, 누군가의 스토리를 보고, 좋아요 수를 확인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피드 속 타인의 일상이 감탄이 아닌 피로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잘살고 있는 것 같고, 나만 뒤처진 듯한 감정이 반복되면서 SNS가 감정 소비의 공간이 되었다.
이런 흐름을 끊어보기 위해 언팔로우 정리를 결심했다.
그 대상은 많았다.
직접 대화를 나누지 않는 지인, 반복적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올리는 계정,
단순히 '관성'으로 팔로우해온 브랜드 등 약 200명을 정리했다.
그 후, 피드에는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졌을까?
피드가 조용해지자 감정도 고요해졌다
언팔 직후 가장 먼저 달라진 건 피드의 분위기였다.
끊임없이 쏟아지던 정보와 이미지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SNS 앱을 열었을 때 느끼던 감정 자극이 사라졌다.
이전에는 누군가의 여행, 집, 외모, 소비가 나의 삶과 비교되는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정리 이후, 정보는 적어졌지만 마음은 훨씬 가벼워졌다.
필요하지 않은 비교가 줄어들자 불필요한 열등감도 함께 사라졌다.
SNS를 보며 스스로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었고,
감정이 흔들릴 일이 적어지니 하루의 리듬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관계보다 습관을 끊어낸 결과
200명을 언팔했다고 해서 실제 인간관계에 큰 변화는 없었다.
연락을 자주 하던 사람들과는 여전히 잘 지냈고,
오히려 피드를 통해 의무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던 ‘가상의 관계’가 사라지니 마음이 더 편해졌다.
SNS 속 관계는 실제 관계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SNS 사용 시간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볼 게 적어지니 앱을 열 이유도 줄었고,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에 머무는 시간도 감소했다.
그로 인해 다른 활동, 예를 들면 산책이나 독서 같은 시간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타인의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나를 더 잘 본다
SNS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비교와 피로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200명을 언팔로우하는 단순한 행동 하나로 감정과 생각이 정돈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타인의 삶을 좇기보다는 나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주는 것이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의 양보다 감정의 질이 중요한 시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피드 속에 흘러가는 정보들이
나의 감정과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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