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나도 모르게 시간을 삼키고 있었다
처음엔 짧은 영상 하나만 보려는 마음이었다.
5분짜리 브이로그, 10분짜리 뉴스 요약, 가볍게 웃고 넘길 예능 클립.
하지만 알고리즘은 계속해서 새로운 영상을 제시했고,
나는 어느새 1시간, 2시간씩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
퇴근 후 유튜브를 켜는 게 습관이 되었고,
자기 전에도 영상을 틀어놓고 잠드는 일이 반복됐다.
하루가 어디로 흘러갔는지 모른 채 피곤만 쌓여갔다.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는 말이
결국은 ‘유튜브 때문에 못 한다’는 말이라는 걸 깨닫고 나서야
나는 행동에 들어갔다.
일단 유튜브 시청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보기로 했다.
실천은 단순했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크고 분명했다.
유튜브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내가 한 실천
첫 번째는 사용 시간 제한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유튜브 앱에 하루 1시간 제한을 걸었고,
설정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잠기도록 만들었다.
비밀번호는 가족에게 설정을 부탁해
내가 마음대로 해제하지 못하게 조치했다.
두 번째는 의식적인 시청 습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영상 시청 전, ‘왜 보려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인지, 단순히 습관인지 구분했다.
습관적인 시청이라면 앱을 종료하고,
대체할 활동(산책, 책 읽기, 일기 쓰기)을 선택했다.
세 번째는 홈 화면에서 유튜브 앱을 제거했다.
앱 아이콘이 보이지 않으니 손이 가는 빈도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대신 유튜브를 보고 싶을 때는 검색을 통해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의도 없는 접속을 막는 데 도움이 되었다.
유튜브 시청 시간 절반, 그 후 달라진 하루
첫 번째 변화는 ‘시간의 확보’였다.
기존에는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유튜브를 시청했다면,
지금은 1시간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남은 1시간 동안 산책을 하거나,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훨씬 충만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두 번째는 ‘집중력의 회복’이었다.
짧고 강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지 않으니
뇌가 한 가지 일에 오래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업무 중 딴생각이 줄었고,
글을 쓸 때도 흐름을 유지하는 능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세 번째는 ‘감정의 안정’이다.
자극적인 영상이나 감정 과잉 콘텐츠를 피하면서
감정의 기복이 줄고 하루가 조용해졌다.
영상 대신 책이나 글을 보는 시간이 늘면서
마음의 결도 함께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론 – 반으로 줄였을 뿐인데 삶이 더 넓어졌다
유튜브를 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보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을 뿐인데도
내 일상의 흐름은 확연히 달라졌다.
그 시간은 더 이상 알고리즘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시간이 되었고,
소비보다 창조, 자극보다 여백이 많아졌다.
시간은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내가 스스로 흘려보낸 시간도 많았다.
유튜브를 덜 본 건
시간을 아낀 일이자,
삶을 더 잘 살아보겠다는 작은 실천이었다.
그 변화는 충분히 가치 있었다.
지금도 유튜브를 본다.
하지만 이제는
필요할 때만,
그리고 보고 난 뒤 후회하지 않을 영상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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