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SNS에 들락날락, 나는 내 삶을 소비하고 있었다
나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점심엔 트위터를 확인했고, 밤이 되면 유튜브 알고리즘이 안내하는 콘텐츠에 시간을 맡겼다.
SNS는 내게 소통의 공간이자, 정보의 창고였고, 무료한 시간의 탈출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SNS는 더 이상 즐겁기만 한 공간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계속 비교하게 되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사라지곤 했다.
더 이상 내가 선택한 콘텐츠를 보는 게 아니라,
내게 맞춰진 콘텐츠에 내가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피로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기로 결심했다.
삭제한 날은 생각보다 후련했고, 솔직히 말하면 "이걸 왜 진작 안 했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의 30일은 나에게 꽤 복잡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내가 진짜 놓친 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무엇을 되찾게 된 걸까?
SNS 없는 일상, 처음엔 낯설고 비어 있었다
SNS를 삭제하고 며칠은 오히려 허전했다.
버스 안에서, 식사 후, 자기 전 등
평소에 SNS를 열던 순간마다 손이 허공을 향했다.
습관처럼 앱을 열려다
삭제된 아이콘이 없다는 걸 인식하고 나서야
나도 모르게 SNS에 얼마나 의존했는지 알게 되었다.
특히 처음 1주는 인간관계가 조금 단절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인들의 일상을 더 이상 보지 못하니,
내가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는 친구의 결혼식, 누군가의 이직 소식, 누군가의 일상 고민을
실시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몰랐다.
정보에서 소외된 듯한 그 공백이 처음엔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남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는 대신,
나의 하루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교가 멈추고 나서, 나의 기준이 생겼다
SNS를 하지 않으니 비교 대상이 사라졌다.
누군가는 바쁘게 일하고 있고,
누군가는 여행 중이고,
누군가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그 무언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처음엔 조용하고 심심하게 느껴졌던 하루가
점점 선명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점심에 무얼 먹었는지,
산책 중 어떤 하늘을 봤는지,
책을 읽고 어떤 문장에 멈춰 섰는지를
조금 더 ‘의식’하면서 살게 되었다.
SNS 없이 지내는 동안
그전엔 몰랐던 내 생활의 흐름을 스스로 발견했고,
나의 속도와 내가 원하는 감정의 방향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SNS 속 타인의 기준에 맞춰
내가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던 감정이 줄어들었다.
나만의 기준이 조금씩 생겼고,
그게 무척 건강한 감정이라는 걸 30일 후에야 알 수 있었다.
SNS 없이도, 나는 충분히 연결되어 있었다
30일간 SNS 없이 살아본 결과,
내가 정말 놓친 건 ‘정보’가 아니라
‘다른 삶에 휘둘리는 내 감정’이었다.
물론 SNS는 유용한 도구이고, 소통의 공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거리 없이 매일 사용하면
내 일상은 흐려지고,
타인의 삶이 내 기준이 되며,
나를 잊는 시간이 되어버린다.
나는 이제 SNS를 무조건 거부하지 않는다.
다만 다시 사용할 땐,
그 안에 나를 잃지 않도록
시간과 감정의 경계를 확실히 세우려고 한다.
진짜 놓친 건 SNS 속 정보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껴야 했던 나의 하루였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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